넣을 때는 같고 꺼낼 때 다르다
「소득세법」 제59조의3 제1항은 연금저축 600만원과 합산 900만원이라는 두 한도만 정할 뿐, 어느 계좌에 얼마를 넣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900만원 안에서는 배분을 어떻게 하든 세액공제액이 같습니다.
그래서 "연금저축 600 + IRP 300"이라는 조합은 세금 때문에 나온 공식이 아닙니다. 연금저축이 600만원까지만 인정되니 그 이상을 한 계좌에 몰아넣지 말라는 안전장치일 뿐입니다. 진짜 차이는 다른 데 있습니다.
| 구분 | 연금저축 | 개인형 IRP |
|---|---|---|
| 세액공제 한도 | 600만원 | 합산 900만원까지 |
| 가입 자격 | 제한 없음 | 소득이 있는 사람 |
| 중도 인출 | 제한 없음 (세금만 부담) | 법정 사유만 |
| 일부만 해지 | 가능 | 사유 없으면 전액 해지 |
| 위험자산 투자 | 제한 없음 | 적립금의 70%까지 |
IRP 중도인출 — 법이 정한 사유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8조 제2항이 개인형퇴직연금의 중도인출 사유를 일곱 가지로 한정합니다. 여기 없는 이유로는 필요한 만큼만 빼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 무주택자인 가입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본인 명의가 조건입니다. 배우자 명의로 사면 해당하지 않습니다.
- 무주택자가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 또는 임차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민법」 제303조의 전세금과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의 보증금을 말합니다.
-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질병·부상의 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
-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재난에 해당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사유·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 신청일로부터 거꾸로 5년 이내에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 신청일로부터 거꾸로 5년 이내에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 퇴직연금을 담보로 받은 대출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경우이 사유로 인출할 때는 대출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 이하로만 뺄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해지」와 「중도인출」은 다른 말입니다. 위 목록은 중도인출, 즉 계좌를 유지한 채 일부만 빼는 것에 관한 규정입니다. 계좌를 해지하는 것은 사유와 무관하게 언제든 가능합니다 — 대신 남은 돈 전부에 세금이 붙습니다. IRP가 "못 뺀다"는 말은 정확히는 "필요한 만큼만은 못 뺀다"는 뜻입니다.
개인형 IRP에는 의료비 12.5% 요건이 없다
"IRP는 의료비가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넘어야 뺄 수 있다"는 설명이 널리 퍼져 있는데, 개인형 IRP에는 그 요건이 붙지 않습니다. 조문을 그대로 보면 분명합니다.
시행령 제18조 제2항 제3호는 요양 사유를 인정하면서 단서를 답니다 — "다만, 법 제25조에 따른 개인형퇴직연금제도 가입자의 경우에는 가입자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를 초과하여 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여기서 법 제25조는 상시 10명 미만 사업장의 특례, 즉 이른바 기업형 IRP입니다. 우리가 은행·증권사에서 직접 만드는 개인형 IRP는 법 제24조 소관이라 이 단서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반면 확정기여형(DC)은 제14조 제1항 제1호의2가 12.5% 요건을 조건 없이 걸고 있습니다.
| 제도 | 근거 | 요양 사유의 의료비 요건 |
|---|---|---|
| 개인형 IRP (법 제24조) | 시행령 제18조 ② 3호 본문 | 없음 |
| 기업형 IRP (법 제25조) | 시행령 제18조 ② 3호 단서 | 임금총액의 12.5% 초과 |
| 확정기여형 (DC) | 시행령 제14조 ① 1호의2 | 임금총액의 12.5% 초과 |
전세금 사유의 「1회 한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제18조 제2항 제2호 단서 역시 법 제25조 가입자에게만 횟수를 1회로 제한하므로, 개인형 IRP는 횟수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두 제도의 이름이 모두 "개인형퇴직연금"이라 헷갈리기 쉬운 자리입니다. 실제 신청 가능 여부와 필요 서류는 가입한 금융회사에서 계좌 종류를 확인한 뒤 진행하세요.
등록금·혼례비·장례비는 인출 사유가 아니다
같은 시행령 제2조 제1항에는 대학등록금·혼례비·장례비가 들어 있습니다(제4호의2). 그래서 "IRP는 등록금이 필요하면 뺄 수 있다"고 알려진 경우가 있는데, 제2조 제1항은 「담보제공」 사유 목록입니다.
중도인출을 정하는 제18조 제2항은 제2조 제1항 중 제1호·제1호의2·제2호·제5호만 끌어옵니다. 4호의2는 빠져 있습니다. 즉 등록금·혼례비·장례비는 적립금을 담보로 대출은 받을 수 있어도 인출은 할 수 없습니다.
담보대출을 받았다면 그 원리금 상환은 다시 인출 사유가 됩니다(제18조 제2항 제7호). 다만 인출 금액이 상환에 필요한 범위로 묶이므로, 등록금을 위해 계좌를 통째로 헐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연금저축은 언제든 뺄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에는 이런 사유 제한이 없습니다. 사유를 대지 않고, 필요한 금액만, 계좌를 유지한 채 인출할 수 있습니다. 대신 세액공제를 받은 돈을 빼면 16.5% 기타소득세가 따라옵니다.
이 차이가 실제로 얼마인지 보겠습니다. 매년 600만원씩 5년을 넣어 적립금 3,000만원(전액 세액공제를 받았고 운용수익은 없다고 가정)이 있는데, 갑자기 1,000만원이 필요해진 경우입니다.
| 구분 | 꺼내는 금액 | 과세 대상 | 세금(16.5%) | 계좌에 남는 돈 |
|---|---|---|---|---|
| 연금저축에서 인출 | 1,000만원 | 1,000만원 | 165만원 | 2,000만원 |
| IRP 전액 해지 | 3,000만원 | 3,000만원 | 495만원 | 0원 |
세금만 330만원 차이입니다. 그런데 진짜 손실은 그다음입니다. IRP를 깨면 남겨 둘 수 있었던 2,000만원의 과세이연이 함께 끝납니다. 20년 뒤 연금으로 받았다면 3.3~5.5%로 끝났을 돈에 지금 16.5%를 문 셈이고, 그사이 굴렀을 수익도 사라집니다.
계좌를 옮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연금저축과 IRP 사이의 계좌이체는 인출로 보지 않아 과세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체는 계좌 전액을 옮기는 것이 원칙이고 상품 종류·금융회사에 따라 조건이 다르므로, 급전이 필요한 상황의 해법으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세액공제를 안 받은 돈은 세금 없이 나온다
위 표는 "전액 세액공제를 받았다"는 가정이었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돈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고, 그 돈은 세금 없이 가장 먼저 나옵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3 제1항이 인출 순서를 정합니다.
② 이연퇴직소득 — 퇴직소득세의 70%(11년차부터 60%)
③ 세액공제받은 납입액 + 운용수익 — 16.5%(연금이면 3.3~5.5%)
한도(900만원)를 넘겨 넣은 금액, 공제를 신청하지 않은 금액이 ①에 해당합니다. 연 1,8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는 납입한도와 900만원인 세액공제 한도의 차이가 여기서 의미를 갖습니다 — 초과분은 버리는 돈이 아니라 「언제든 세금 없이 뺄 수 있는 돈」입니다.
국세청이 이를 자동으로 알지는 못합니다. 시행령은 제201조의10에 따라 확인되는 금액만 과세제외금액으로 본다고 정하므로, 금융회사에 「연금보험료 등 소득·세액공제확인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밟지 않으면 세액공제를 안 받은 돈에도 세금이 붙습니다.
①과 ②를 지나 ③까지 꺼내는 단계가 되면 이번에는 연 1,500만원 문턱이 기다립니다. 넘으면 사적연금 소득 전체가 분리과세에서 빠져 종합과세와 16.5%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그 판단 기준은 연금 받을 때 세금에 세율 구간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운용에서도 IRP가 좁다
IRP는 퇴직급여를 담는 계좌라 운용 규제를 받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2호 가목이 총투자한도를 고용노동부령에 위임하고 금융위원회가 제도별 세부 한도를 고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현재 확정기여형과 개인형 IRP의 위험자산 투자한도는 적립금의 70%입니다. 나머지 30%는 예·적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국내 상장주식을 직접 사는 것도 막혀 있습니다. 주식에 투자하려면 펀드나 ETF를 통해야 합니다. 연금저축펀드에는 이런 제한이 없습니다.
이 70% 한도는 폐지·완화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한도 폐지와 국내 상장주식 투자 허용을 담은 개선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2026년 8월 현재 확정된 개정은 아닙니다. 실제 운용 가능 범위는 가입한 금융회사에서 확인하세요.
내 배분이 얼마를 돌려주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연금저축과 IRP 납입액을 따로 넣으면 어느 금액이 한도에 걸려 잘렸는지, 계좌 사이로 옮기면 환급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표로 나옵니다. 지금 해지하면 물어낼 세금도 같이 표시됩니다.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계산기로 확인하기그래서 어디부터 채우나
지금까지의 차이를 정리하면 순서가 나옵니다.
- 연금저축 600만원을 먼저 채운다. 세액공제 한도가 거기까지이고, 인출이 자유로워 급한 일이 생겼을 때 계좌를 통째로 깨지 않아도 됩니다.
- 나머지 300만원을 IRP에 넣는다. 900만원 한도를 채우려면 IRP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 900만원을 넘겨 더 넣고 싶다면 연금저축 쪽에. 초과분은 과세제외금액이 되어 나중에 세금 없이 먼저 나오는데, 그 돈까지 IRP에 두면 꺼낼 때 사유 제한에 걸립니다.
이 순서는 세금이 아니라 유동성에서 나옵니다. 세액공제액만 보면 어느 계좌든 같기 때문에, 순서를 정하는 기준은 "돈이 급할 때 무엇을 잃느냐"가 됩니다.
반대로 IRP를 먼저 채워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가 퇴직연금을 IRP로 지급하거나 이미 퇴직금이 들어 있는 계좌라면 가입 5년 요건이 면제되어 55세부터 바로 연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이가 50대 중반이라면 이쪽이 실질적인 이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세액공제만 보면 어느 계좌가 유리한가요?
차이가 없습니다. 합산 900만원 한도 안에서는 배분과 무관하게 세액공제액이 같습니다. 유일한 함정은 연금저축이 600만원까지만 인정된다는 것이라, 연금저축에 900만원을 몰아넣으면 300만원이 공제에서 빠집니다.
Q. IRP는 정말 돈을 못 빼나요?
정확히는 부분 인출이 제한됩니다. 시행령 제18조 제2항의 일곱 가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필요한 만큼만 뺄 수 없고, 해지는 언제든 가능하지만 계좌 전체에 16.5% 기타소득세가 붙습니다.
Q. 의료비가 임금총액의 12.5%를 넘지 않으면 IRP에서 못 빼나요?
개인형 IRP라면 그 요건이 없습니다. 12.5% 요건은 시행령 제18조 제2항 제3호 단서가 법 제25조의 기업형 IRP 가입자에게만 붙인 것이고, DC형은 제14조가 별도로 요구합니다. 은행·증권사에서 직접 만든 개인형 IRP는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의료비 부담이면 됩니다.
Q. 자녀 대학등록금 때문에 IRP를 헐 수 있나요?
중도인출은 되지 않습니다. 등록금·혼례비·장례비는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4호의2의 담보제공 사유일 뿐이고, 중도인출을 정한 제18조 제2항은 그 호를 끌어오지 않습니다. 담보대출을 받은 뒤 그 원리금을 갚기 위한 인출은 가능합니다.
Q. 연금저축에서 일부만 빼면 나머지는 그대로 유지되나요?
유지됩니다. 인출한 금액에만 세금이 붙고 계좌와 남은 적립금은 그대로입니다. 다만 인출 순서가 법으로 정해져 있어(시행령 제40조의3)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돈이 있으면 그것부터 나갑니다 — 그 범위 안에서는 세금도 없습니다.
Q. 연금저축을 IRP로 옮기면 세금이 붙나요?
계좌이체는 인출이 아니므로 과세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체는 원칙적으로 계좌 전액을 옮기는 방식이고 상품·금융회사에 따라 가능 여부와 절차가 다릅니다. 옮기기 전에 기존 계좌의 수수료·해지 조건을 확인하세요.
Q. IRP에서 주식을 직접 살 수 있나요?
국내 상장주식 직접 투자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펀드나 ETF를 통해야 하고, 위험자산 비중도 적립금의 70%까지로 묶여 있습니다. 연금저축펀드에는 이런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이 규제는 완화 논의가 진행 중이라 확정 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련 계산기
본 글의 설명은 참고용이며, 실제 인출 가능 여부와 세액은 계좌 종류·재원 구성·금융회사 약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도인출과 해지는 되돌릴 수 없으므로, 신청 전에 가입한 금융회사와 관할 세무서에서 반드시 확인하세요.